북향 아파트에서 5년간 키운 식물 15종 - 조도 측정 데이터 공개
북향 아파트 거실에서 5년간 50종 이상의 식물을 키우며 조도계로 광량을 측정한 결과, 15종의 식물이 200럭스 이하 환경에서도 1년 이상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실제 실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북향 환경에 맞는 식물 선택법과 배치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이사 첫 달, 몬스테라가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남향 집에서 잘 자라던 식물이 갑자기 이상해진 이유
25평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 가장 아끼던 몬스테라 3개를 가져왔습니다. 이전 집에서는 정말 잘 자랐거든요. 새 잎이 한 달에 2~3장씩 나오고, 잎도 크고 윤기가 흘렀어요. 당연히 새 집에서도 잘 자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사 온 지 2주쯤 지나니까 이상한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쪽 잎부터 조금씩 노랗게 변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이사 스트레스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3주째 되니까 잎 절반이 노래졌어요. 물을 더 줘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한 달 반 만에 첫 번째 몬스테라가 거의 앙상한 상태가 됐고, 나머지 두 개도 비슷하게 시들어갔어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똑같은 화분, 똑같은 흙, 똑같은 물 주기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이전 집에서는 1년 넘게 문제없이 키웠는데 말이에요.
조도계로 측정한 충격적인 결과
답답한 마음에 화분 매장에 가서 직원분께 여쭤봤어요. 증상을 설명하니까 첫 질문이 "혹시 집이 어느 방향이세요?"였습니다. "글쎄요... 햇빛은 잘 들어오는데요?" 하고 대답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집이 북향이더라고요. 그때까지는 방향이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어요.
직원분이 추천해주신 조도계를 바로 샀습니다. 2만 원대 제품이었는데, 이게 지난 몇 년간 제 실내 가드닝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됐어요. 집에 와서 바로 거실 곳곳을 측정해봤는데, 결과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창가, 몬스테라를 뒀던 바로 그 자리가 오전 10시 기준으로 150럭스밖에 안 나왔어요. 오후 2시 제일 밝을 때도 250럭스가 최댓값이었습니다. 거실 안쪽 소파 근처는 더 어두워서 80럭스 정도였고요. 이게 얼마나 어두운 건지 감이 안 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남향 거실은 보통 1,000럭스가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집은 그것의 5분의 1 수준이었던 거예요.
그제야 이해가 갔습니다. 몬스테라는 최소 500럭스 이상이 필요한 식물인데, 우리 집은 그 절반도 안 되는 환경이었던 거죠. 식물 입장에서는 갑자기 햇빛이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5년간 50종을 키우며 찾아낸 생존자 15종
조도계를 들고 시작한 긴 실험
몬스테라를 포기하고 나서, 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북향에 맞는 식물을 찾자." 그때부터 조도계를 들고 다니면서 거실 8곳의 광량을 매달 측정하기 시작했어요. 시간대별로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5시, 세 번씩 재서 평균을 냈습니다. 계절마다도 재봤고요.
동시에 여러 식물을 사다가 배치했습니다. 화분 매장에서 "저광량에 강하다"고 추천받은 것들부터 시작했어요. 스킨답서스, 산세베리아, 아글라오네마, 스파티필름... 한 달에 2~3종씩 들여와서 다른 위치에 놔두고 관찰했습니다. 각 식물마다 노트에 구매 날짜, 배치 위치, 조도, 물 주기, 상태 변화를 기록했고요.
5년 동안 총 50종이 넘는 식물을 키웠습니다. 그중에는 한 달 만에 시든 것도 있었고, 1년을 버티다가 결국 포기한 것도 있었어요. 반면에 어떤 식물들은 놀랍게도 북향 환경에서 오히려 더 건강하게 자라더라고요. 물을 적게 줘도 되고, 관리도 쉽고, 병충해도 덜 생기고요.
그렇게 1년 이상 건강하게 생존한 식물들을 추려낸 결과가 15종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생존율 80% 이상인 상위 8종은 정말 강력하게 추천할 만했어요.
| 식물명 | 최소 광량 | 5년 생존율 | 관리 난이도 |
|---|---|---|---|
| 스킨답서스 | 100럭스 | 100% | 쉬움 |
| 산세베리아 | 150럭스 | 100% | 쉬움 |
| 아글라오네마 | 120럭스 | 95% | 쉬움 |
| 스파티필름 | 180럭스 | 90% | 보통 |
| 드라세나 마지나타 | 200럭스 | 88% | 보통 |
| 필로덴드론 | 150럭스 | 85% | 보통 |
| 아이비 | 200럭스 | 82% | 보통 |
| 싱고니움 | 180럭스 | 80% | 보통 |
| 칼라데아 | 220럭스 | 75% | 어려움 |
| 페페로미아 | 200럭스 | 78% | 보통 |
| 보스턴고사리 | 250럭스 | 70% | 어려움 |
| 마란타 | 200럭스 | 72% | 어려움 |
| 디펜바키아 | 220럭스 | 68% | 보통 |
| 피토니아 | 180럭스 | 65% | 어려움 |
| 알로카시아 | 250럭스 | 60% | 어려움 |
스킨답서스와 산세베리아의 놀라운 생존력
표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킨답서스와 산세베리아는 5년간 단 한 번도 시들지 않았어요. 생존율 100%입니다. 거실 구석 선반에 놔둬도, 겨울 내내 물을 적게 줘도, 심지어 한 달 출장 가서 방치해도 끄떡없이 살아있더라고요.
특히 스킨답서스는 놀라웠습니다. 창가에서 3m 떨어진 TV 옆 선반에 뒀는데, 거기가 겨울에 60~80럭스밖에 안 나오거든요. 그래도 잎이 계속 나오고, 줄기도 길게 뻗었어요. 지금은 1.5m 정도 늘어져 있습니다. 물은 2주에 한 번만 줘도 충분했고요.
산세베리아는 더 강했어요. 소파 뒤쪽, 조도가 제일 낮은 곳에 뒀는데도 잎이 똑바로 서 있고 색도 진한 초록색을 유지했습니다. 겨울에 한 달에 한 번 물 주는 게 전부였는데도 말이에요. 초보자분들한테는 이 두 식물을 가장 먼저 추천합니다.
반면에 알로카시아는 북향의 적
표 맨 아래 보시면 알로카시아 생존율이 60%입니다. 10개를 키웠는데 4개가 시들었거든요. 이 식물은 최소 250럭스가 필요한데, 우리 집에서 그 정도 나오는 곳이 창가 30cm 이내밖에 없었어요. 그나마도 여름에만 가능했고, 겨울에는 180럭스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알로카시아를 살리려면 창가 바로 옆에 두는 것도 모자라서 LED 보조 조명까지 달아야 했어요. 그래도 잎이 축 처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북향에서 이 식물을 키우는 건 정말 추천하지 않아요. 차라리 다른 식물을 선택하는 게 나았습니다.
거실 8곳을 매달 측정해서 찾은 배치 공식
창가에서 1m씩 멀어질 때마다 광량 절반 감소
5년간 거실 8곳에서 조도를 측정하면서 명확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창가에서 1m씩 멀어질 때마다 광량이 약 40~50%씩 감소하더라고요. 특히 겨울에는 그 격차가 더 심해서, 거실 안쪽은 거의 조명 없는 실내 수준이었습니다.
| 측정 위치 | 여름 평균 (럭스) | 겨울 평균 (럭스) | 추천 식물 |
|---|---|---|---|
| 창가 바로 옆 (30cm 이내) | 280~320 | 150~180 | 알로카시아, 칼라데아 |
| 창가 1m 거리 (선반) | 220~260 | 120~150 | 스파티필름, 드라세나 |
| TV 옆 선반 (창에서 2m) | 180~200 | 80~100 | 스킨답서스, 아이비 |
| 소파 뒤 (창에서 3m) | 150~170 | 60~80 | 산세베리아, 아글라오네마 |
| 거실 구석 책장 위 | 120~140 | 50~70 | 스킨답서스 |
계절별 위치 조정으로 생존율 상승
이 데이터를 보고 나서 제가 한 일은, 계절마다 식물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는 거였습니다. 여름에는 구석에 있던 스킨답서스를 그대로 두고, 겨울에는 창가 1m 지점으로 옮겼어요. 이렇게 하니까 겨울철 잎 손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반대로 알로카시아는 여름에도 무조건 창가 30cm 이내에 뒀어요. 조금만 멀어져도 잎이 축 처지더라고요. 스파티필름은 계절에 따라 창가 30cm~1m 사이를 오갔고요.
조도계가 없으신 분들은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그 위치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조명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 200럭스 이상, 글자가 좀 흐릿하게 보이면 100~200럭스, 거의 안 보이면 100럭스 이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겨울 3개월이 가장 위험했습니다
광량은 절반, 난방 온도는 25도의 딜레마
5년간 가장 많은 식물이 시든 시기는 단연 겨울이었습니다. 11월부터 2월까지요. 겨울철 북향 거실은 여름 대비 광량이 평균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창가 바로 옆도 150럭스 정도밖에 안 나왔거든요.
문제는 난방 때문에 실내 온도는 25도가 넘는다는 거예요. 식물 입장에서는 "빛은 겨울인데 온도는 여름"인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는 겁니다. 여기에 건조함까지 더해지면 정말 최악이었어요. 습도계로 재보니 겨울철 우리 집 거실은 평균 28~32% 수준이었습니다.
칼라데아 같은 열대 식물은 최소 50% 이상의 습도가 필요한데, 30%면 잎 끝부터 갈변이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겨울에는 가습기를 식물 근처에 두고, 하루에 한 번씩 분무기로 물을 뿌려줬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갈변이 많이 줄었어요.
물 주기 실수로 뿌리 썩음
겨울에 제일 많이 실수한 게 물 주기였어요. 여름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줬다가 뿌리를 썩혔거든요. 스파티필름 3개를 그렇게 잃었습니다. 광량이 적으면 광합성 속도가 느려지고, 그럼 물 흡수도 느려지더라고요.
지금은 계절별로 물 주기를 완전히 다르게 합니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한 번, 겨울에는 2주에 한 번으로 줄였어요. 물 주기 전에는 꼭 손가락을 흙에 넣어서 2~3cm 아래까지 말랐는지 확인합니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더라고요.
겨울 밤 창가 냉해 주의
처음에는 광량이 적으니까 창가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놨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밤에는 창문 근처가 너무 차가워지거든요. 특히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창가 온도가 10도 아래로 내려가는데, 열대 식물들은 15도 이하에서 냉해를 입어요.
피토니아 3개를 이렇게 잃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잎이 완전히 축 처져 있고, 색도 검게 변했더라고요. 지금은 겨울 밤에는 창가에서 50cm 정도 안쪽으로 옮겨놓습니다. 밤 동안만이라도 온도가 안정적인 곳에 두는 게 훨씬 안전했어요.
북향 거실을 작은 정글로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23개 식물이 사계절 건강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 우리 집 북향 거실에는 총 23개의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창가 선반에는 스파티필름과 드라세나, TV 옆에는 스킨답서스를 행잉플랜트로 키우고, 소파 뒤에는 산세베리아 대형 화분을 배치했어요.
가장 만족스러운 건 겨울에도 잎이 풍성하게 유지된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겨울만 되면 절반 이상이 시들었는데, 지금은 제대로 된 식물을 제대로 된 위치에 놔두니까 사계절 내내 초록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남향처럼 화려한 꽃이 피거나 빠르게 자라지는 않아요. 하지만 안정적이고 관리하기 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북향이라고 식물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저광량에 강한 식물들은 관리가 쉬워서 초보자에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북향 초보자를 위한 첫 식물 추천
지금 북향 아파트에 살고 계시다면, 이 글에서 소개한 15종 중에서 시작해보세요. 특히 스킨답서스나 산세베리아는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5년간 한 번도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거든요. 조도계 하나만 있으면 거실 어디에 놔야 할지 금방 알 수 있고, 없으면 책 읽기 테스트로도 충분해요.
욕심내지 마시고, 북향에 맞는 식물부터 시작하세요. 그게 식물도 살리고, 여러분의 마음도 편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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